김성호 호남미래포럼 공동대표ㆍ전 보건복지부 장관

입력시간 : 2015. 07.03. 00:00

오늘은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식 날이다. 우리 광주ㆍ전남 역사상 매우 뜻 깊은 날이다. 7월14일까지 열리는 이 대회는 호남고속철(KTX) 개통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국제적인 축제다. 지구촌 젊은이들이 함께 하는 의미 있는 행사다. 다만 메르스 파동의 여파로 국민적 활기와 관심이 다소 가라앉지 않을까 우려가 되고 있고 기대했던 북한선수단이 불참하게 돼 모처럼 맞이한 민족화합의 계기가 무산돼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이 뜻 깊은 지구촌 젊은이들의 축제를 계기로 광주ㆍ전남인들의 의식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져 문화시민으로서의 긍지가 국내ㆍ외에 널리 알려지기를 소망한다. 이는 올 가을 동양 최대의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에 따른 문화관광산업진흥과 일부 왜곡된 호남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도 더욱 그러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부터 △새로운 시민의식 함양과 내실 있는 업그레이드 문화시민 광주ㆍ전남 캠페인 전개 △응집력 강화와 호남정신 복원 등 2대 과제를 적극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지금 우리 호남에서는 수도권과 영남권 위주로 진행된 지난 수 십 년 간의 산업화 추진에 따른 지역산업 낙후와 '의도적이건 아니건 간에' 정부 주요 부처 및 대기업 등의 호남인재 등용 외면으로 소외와 좌절의 심리가 심화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호남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균형적인 지역발전 정책이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 호남인 스스로도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광주U대회가 새로운 의식 변화를 위한 출발점이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사회단체나 정치권이 자기가 추구하는 목적이 정당하다 하더라도 이념적이고 강성으로 나타나는 언행이나 분열의 모습, 그리고 배신으로 비쳐지는 모습은 자제해야 한다.

비록 일부이지만 이러한 모습은 호남인 전체를 폄하시키고 불신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미래세대인 우리 젊은 인재들이 정부 요직이나 대기업 진출과 승진 등 보직관리에 소외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돼 결국 인사차별과 지역산업 낙후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절제, 순화해 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업그레이드 문화시민 함양운동'은 긍정적인 호남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차원에서 '문화ㆍ미래ㆍ평화'를 추구하는 의식변화운동 위주로 적극 전개돼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실천 가능한 '친절ㆍ청결ㆍ질서' 있는 시민운동부터 시작하자.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그리고 방송 등 지방언론사가 함께 주관해 실시하면 그 효과가 클 것이다.

한편으로 이번 U대회 행사가 우리 광주ㆍ전남인이 응집력을 강화하고 단결ㆍ화합을 이루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돌이켜보면 우리 호남은 섬처럼 외롭고 질시와 서러움 속에 살아남기 위해 뭉쳐왔고 이게 힘이 돼 DJ 대통령을 탄생시켰고 모처럼 호남인도 사회 각 분야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가 싶었는데 최근 들어 지도층을 중심으로 응집력이 떨어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향우회만 해도 그렇다. 지금부터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단결력ㆍ응집력이 강한 집단으로 호남향우회, 해병대, 고대동우회가 손꼽혔다. 그런데 부끄럽게도 지금은 정통성 있는 재경 광주ㆍ전남 향우회 말고도 '호남'자가 붙은 호남향우회는 중앙회 또는 연합회 명칭으로 4군데나 돼 도대체 어느 호남향우회가 명실상부하게 호남을 대표하고 있는지 타 지역 출신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호남향우회 중 일부는 선거 때만 되면 여권 지지와 야권 지지로 양분돼 서로 반박 성명서를 내는 등 목소리가 달라 조롱거리가 되고 있고 다수의 선량한 호남인들까지도 기회주의적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는 등의 한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하루 빨리 호남을 대표하는 향우회가 하나로 통합돼 호남인의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순수한 애향단체로 거듭 태어나기를 간곡히 바란다. 호남이 단결하면 불리해질 일부 정치세력들이(여권이건 야권이건) 자기 목소리를 내고 기득권을 지키려고 분열에 앞장서는 비양심적인 일부 지도층인사들이 있다면 크게 반성해야 할 일이다.

이제 우리 호남이 의(義)를 추구하고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앞장서는 의혈의 전통과 선비정신으로 상징되는 호남정신을 복원해 그 길을 가면서도 타 지역과 함께 하는 '포용ㆍ공유ㆍ화합'의 지역으로 발전시켜 나가자. 이게 우리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호남미래포럼'의 책무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호남미래포럼 기자  honamf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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