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6(연산군 2)∼1568(선조 1). 조선 중기의 문신, 본관은 선산(善山). 자는 대수(大樹), 호는 석천(石川). 전남 해남(海南) 출신.

박상(朴祥)의 문인(門人)으로 1525년(중종20) 문과에 급제하였다. 을사사화(乙巳士禍) 때 금산군수(錦山郡守)로서 그의 동생 백령(百齡)이 소윤(小尹) 일파에 가담하여 대윤(大尹)의 많은 선비들을 축출하고 죽이는 데 앞장서자, 이에 자책을 느껴 벼슬을 사퇴하고 귀향했다. 그후 백령이 원종공신(原從功臣)의 녹권(錄券)을 보내오자 분격하여 이를 불태우고 해남에 은거했다. 아우가 죽은 뒤 상경하여 동부승지(同副承旨)·병조 참지(兵曹參知)·강원도 관찰사·담양부사(潭陽府使) 등을 역임했다. 그는 천성적으로 도량이 넓고 청렴결백하며 시문을 좋아하여 사장(詞章)에 탁월하였는데, 문학면에서 그의 특장(特長)은 시에 있었다.

≪유한잡록 遺閑雜錄≫에서는 그의 시가 준일청신(俊逸淸新)하여 일찍이 세상에 명성을 드날렸다고 평하였다. 여기서 ‘준걸한 기상과 맑고 참신한 시상’이라 함은 원래 두보(杜甫)가 이백(李白)의 시를 포조(鮑照)의 준일(俊逸)과 유신(庾信)의 청신(淸新)으로 평한 말을 인유(引喩)한 것으로, 결국 그의 시격(詩格)을 성당(盛唐) 이상의 고격(古格)으로 칭송한 것이다. 일찍이 담양부사(潭陽府使) 때는 성산(星山)의 가단을 사선(四仙)의 풍류로 선유(仙遊)했는가 하면, 재치론 구호(口號)와 즉사(卽事)가 언제나 자재(自在)로웠다고 한다.

또한, 그는 한시를 지으면서 생활의 실상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하층민의 처지를 다루려고 한 기풍이 두드러진다. 특히, 그의 <송대장군가 宋大將軍歌>라는 장시는 옛적에 장보고(張保皐)가 근거지로 삼았고 오늘날 전라남도 완도군 장좌리(長佐里)인 곳의 민간전승을 받아들여 민중적 영웅의 형상을 노래한 문제작이다.

고려말쯤 송징(宋徵)이라는 장군이 있었는데, 산을 뽑고 호랑이를 산 채로 묶는 용력이 있으며 천하 명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나라에서 거둔 곡식을 실은 배를 끌어다가 백성을 살리고 관군을 물리쳤을 따름이며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다가, 요망한 계집아이가 활시위를 끊자 거기서 피가 나더니 죽고 말았다. 다른 선비들은 무엇이라고 하든 자기는 송대장군을 즐겨 기리며, 다시 살아나 나라를 지키지 않는 것이 한탄스럽다면서 말을 잇는 내용이다.

그는 고금 각체의 시를 일생 동안 꾸준히 지어 그의 시 전체가 곧 그의 인생의 기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동복(同福)의 도원서원(道源書院), 해남의 석천사(石川祠)에 제향(祭享)되었다. 문집에는 ≪석천집 石川集≫이 있는데, 대부분이 시이고 문은 수필에 불과하다.(네이버고전문학사전)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호남미래포럼 기자  honamf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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