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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시대의 전염병과 재해 (2)

1670년 5월2일에 현종은 재해에 대해 근심하며 직언(直言)을 구했다.
5월12일에 사헌부 장령 정중휘·경최, 지평 홍수하가 차자를 올렸다.

“내수사(內需司)가 물품을 사사로이 저장하는 폐단과 사치를 숭상하는 폐습이 심합니다. 대궐에서부터 검소함을 행하소서.”

5월14일에는 홍문관 부제학 이민적이 수재(水災)와 가뭄 재해에 대한 구제책을 상소하였다.

"수재와 가뭄 재해가 해마다 없는 때가 없으니, 잘못된 것을 예전부터 내려오는 관행에 얽매이다가 정치가 피폐되고, 구차하게 동조하다가 세도(世道)가 무너짐으로써 백성들이 그 피해를 받아 원망이 쌓이고 답답한 기운이 올라가서 하늘의 화기를 감동시킨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민적(1625~1673)은 영의정 이경여의 아들로서 1656년에 별시문과에 장원급제한 뒤 지평(持平) 등을 거쳐 수찬이 되었다. 1660년(현종 1)에 교리가 되고 응교(應敎) 등을 지내며 왕을 항상 측근에서 보살폈다. 이후에 충청도 관찰사, 대사성 ·한성부 우윤(右尹)을 거쳐 도승지, 이조·호조참판 등을 역임하였다. 특히 그는 사간과 응교로 있을 때에는 국사 논의에 참여하여 언사가 쟁쟁했다.

이민적은 수재와 가뭄재해가 자연재해가 아니고 잘못된 관행을 고치려 하지 않은 정치가 문제임을 지적한다.

“대궐의 용도 가운데 줄일 만한 것이 있더라도 늘 고사(故事 옛날부터 내려오는 관행)라고 말하고, 여러 궁가(宮家)가 가진 재산 가운데 줄일 만한 것이 있더라도 늘 고사(故事)라고 말하며, 백사(百司 많은 관서)가 수탈하는 일 가운데 비록 없앨 만한 것이 있더라도 역시 늘 고사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감독하고 관장하는 자들의 못된 짓과, 서리(胥吏)들의 징수하고 요구하는 짓도 모두 예전부터 내려오는 관행이라고 핑계 대면서 괴이하게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이게 어찌 백성을 보호하는 정치라고 하겠습니까?"

옛날부터 내려오는 관행이라는 이유로, 대궐이 절약하지 않고 각급 관청이 여전히 수탈하고 심지어 아전들까지 재난에도 불구하고 백성을 수탈하고 있으니 백성들이 어찌 살아남을 것인가? 따라서 굶주린 백성들은 고향을 떠나 유랑민으로 떠돌고 있는 것이 다반사였다.

이민적은 이어서 각 아문과 여러 궁가의 둔전(屯田)·시장(柴場), 어염(魚塩) 등의 폐단을 말하고, 또 호적에 누락되었다 하여 변방에 옮겨 원망을 산 잘못을 언급하면서, 큰 뜻을 분발하여 쌓인 폐단을 없애고, 신료들이 구차스럽게 비위를 맞추려는 풍조를 경계시키며 백성들의 고통을 크게 구제하여, 하늘의 위엄과 노여움에 답하기를 청하였다.
(현종실록 1670년 5월 14일)

한편 5월10일에 현종은
"가뭄의 재앙이 이토록 혹심하니 백성들의 일이 망극하다. 8차 기우제를 대신을 보내어 거행하라."
고 지시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5월14일에 경상도에 큰 가뭄이 들었다는 보고가 올라왔고, 5월16일에는 전라도에 큰 가뭄이 들었다. 원양도 원주(原州) 등의 고을과 황해도 황주(黃州) 등의 고을에 우박이 내렸다.

5월 하순부터는 비가 내렸는데 이번엔 폭우가 쏟아져 여러 지역에서 홍수가 났다.
(현종실록 1670년 6월1일)

6월1일에 전라감사가 전라도에 큰비가 연일 내려 들판이 시내가 되었다고 보고하였다. 6월8일에는 경상감사가 경상도의 수재가 매우 참혹하다고 보고하였다. 6월20일엔 경기도에 큰물이 졌다. 각도에도 모두 큰 물난리가 났는데, 호남이 더욱 심하였다.
이어서 7월1일에는 함경 감사가 수재·우박·황충·황작 등의 피해를 보고했다.

“함경도에 수재가 매우 참혹하며, 삼수(三水)에 6월5일 우박이 내렸는데 크기가 비둘기 알 정도 하였고, 황충(蝗虫 풀무치)이 온 들판에 퍼져 각종 곡식을 빨아 먹고 갑충(甲虫 딱정벌레)으로 변해 물밑으로 들어가 끊임없이 해를 끼치며, 또 참새 천만 마리가 무리를 지어 들판을 덮고 먹이를 쪼아 먹어서 심지어 도토리와 밤도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7월 초에는 경상감사가 경상도 함양군에 11명이 굶어 죽었다고 보고했다. 이러자 7월19일에 현종은 굶어 죽는 백성들에게 휼전(恤典)을 베풀게 하였다. (계속)

김세곤  segon53 @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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